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55 추천 수 0 댓글 0

태어나 보니 내가 태어난 곳은 빈민가였다. 그래서 늘 가난했다.
가난이 싫어 도망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가난이 다시 내 뒷덜미를 잡아 그 자리에 주저앉혔다.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다.
술에 취한 아버지는 나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형은 마약중독자였다.
형에게는 가난도 알콜중독자 아버지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는 건, 청소부 일을 하는 어머니였다.
그런데 난 그런 어머니가 창피했다.

난 늘 혼자였다.
빈민가 놀이터에서 혼자 흙장난을 하고 있던 내 눈에
저 멀리 축구를 하는 다른 동네 아이들이 보였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끼워주지도 않았지만, 그 아이들을 원망하진 않았다.

어느 날, 실수로 공이 내 앞에 날아왔다.
난 있는 힘껏 아이들을 향해 공을 찼고,
처음으로 희열이란 것이 느껴졌다.

그때 난 결심했다. 축구선수가 되자.

간신히 축구팀에 들어간 나에게 가난의 꼬리표는 여전히 붙어 있었다.
동료들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패스 한번 해주지 않았고,
조명이 꺼진 후 모두가 돌아간 뒤에는 혼자 남아 축구공을 닦아야 했다.

하늘은 내 편이 아닌 걸까?
힘겹게 선수생활을 이어오던 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정상인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심장이 뛰는 질병이 내 발목을 잡은 것이었다.

"이제는 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의사의 말에도 난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할 거였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수술했고, 재활치료를 하면 정상인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호전될 수 있다고 들었다.
재활을 마친 후 나는 더욱더 훈련에 강도를 높였다.
뛸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시간이 흘러 난 꿈에 그리던 경기장에 데뷔할 기회가 주어졌다.
수많은 관중, 응원단, 기자들, 그리고 유명축구팀 스카우트들.
내가 바라고 바랐던 축구장.
난 이 무대에서 죽을 각오로 뛰고 또 뛰었다.

"심장이 터져도 좋다."

데뷔 전을 마친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가난한 내 운명을 바꿔줄 전화였다.

이적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말에 나는 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니 전율이 흘렀다.
그곳은 다름 아닌 세계 최고의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던 것이다.
더 놀라운 건, 나에게 직접 전화를 했던 사람이
퍼거슨 감독이었다는 사실이다.

전화가 끝난 후 나는 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눈물이 나고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흐느끼며 난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이제는 청소부 일을 하지 않으셔도 돼요."

구멍 난 축구화에 외톨이, 심장병을 가진 소년이었던 나는
그렇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되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 ***<감동의 글> 참된 자녀교육은 *** 홈지기 2014.04.10 3119
39 119 구조 요청 시 헬기 사용 요금은 무료이다 홈지기 2015.10.14 5775
38 1967년, 첼시와 토트넘의 첫 결승전 맞대결 홈지기 2015.03.01 689
37 2015 교실에서 찾의 희망 홈지기 2015.05.14 368
36 Father and mother I Love You 홈지기 2015.07.14 371
35 SIMENS PLC 교육 (2015.05.18~2015.05.21) 홈지기 2015.05.21 278
34 ‎막스슈멜링‬(Max Schmeling) 홈지기 2015.06.27 308
33 近者悅 遠者來 홈지기 2014.04.30 424
32 가장, 지키고 싶은 꿈 홈지기 2015.04.25 285
31 겸재 정선도 ‘홀딱’… 진경산수화가 된 절경 1 홈지기 2016.08.04 2515
30 교통사고 피해를 당했을 때 보험사에 속지 않고 합의 보는 요령. 홈지기 2015.10.07 2831
» 난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홈지기 2015.08.14 355
28 노래방에 없는 노래... 내 사랑 영아 - 휘버스 홈지기 2015.12.13 591
27 대단한 사람들 홈지기 2015.11.13 533
26 데릭 레이몬드의 아름다운 완주 홈지기 2015.11.08 401
25 돌아오고 찾아오는 학교 홈지기 2016.03.17 464
24 맹사성의 자만 홈지기 2015.10.06 291
23 바뱀바족의 용서 홈지기 2015.12.11 362
22 박지성 골모음 1 홈지기 2015.02.11 726
21 비선대산장도 역사 속으로 file 홈지기 2015.12.12 46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
위로